"직업을 잃었나요, 농사는 어떠세요"
"직업을 잃었나요, 농사는 어떠세요"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日 실업 대안으로 농업 유망직종 부상]
#일본의 자동차 부품업체에 다시던 오시마 겐지(35)씨는 지난 2월 실직했다.
새로운 직업을 찾아 헤매던 그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최근 정부의 직업훈련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직종은 농업이다.
오시마씨는 도쿄에서 3시간 떨어진 마을로 매일 아침 출근해서 논을 일구고, 밭을 갈며 어떤 농기구가 더 효율적일지 고민하는 것이 일상이다.
그는 "예전에 하던 일보다 힘들긴 하지만 농부가 되고 싶다"며 "씨 뿌리는 것부터 포장하는 것까지 모든 일을 내손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곧 가까운 곳에 땅을 빌려서 전업 농부가 되는 것이 오시마씨의 소원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만명의 실직자가 거리로 쏟아지면서 일본에서 농업이 유망직종으로 부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현지 언론들도 "농업이 일본을 구할 것"이라며 대대적인 기사를 내놓을 정도이다.
졸지에 실직자가 된 일본 젊은이들이 귀농 행렬에 동참하면서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농업, 어업, 임업 분야의 직업 훈련학교에 900명을 선발해 총 1000만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거창한 신성장 사업이 아니지만 지원자는 넘쳐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귀농 지원을 통해 실업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쇠락 중인 농업도 살리겠다는 방침이다.
일본의 실업률은 지난 2월 4.4%까지 올랐다. 미국, 유럽에 비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수년내 실업률이 8%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정책입안자들은 새로운 젊은 실업자들이 일본의 쇠락한 농업을 되살려 주길 바라고 있다. 일본의 전업 농부 중 3분의 2 이상은 65세 이상의 고령자이다.
정부의 이코노미스트인 이와타 카주마사는 "향후 몇년 간 젊은 농부들이 나타나지 않으면 일본 농업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파격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전업 농부가 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WSJ은 여전히 많은 구직자들이 교육 후 다시 도시로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경제위기로 인해 농촌으로 돌아가려는 도시인구가 늘어나면서 한국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을 실시할 방침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일선 농협에 귀농ㆍ귀촌 종합센터를 설치해 상담을 돕고 시,군별로 '귀농인의 집'을 마련해 귀농 희망자가 잠시 거주하면서 농사짓는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전혜영기자 mfuture@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