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억하고 싶은 말들/생활

독감은 독한 감기다??

by robust_Lee 2008. 12. 19.
728x90
반응형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주의보가 18일 발령됐다. ‘매년 있는 일’이라며 심상히 넘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미 늦었다’며 자포자기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독감은 예사로이 봐서도, 대책 없이 맞아서도 안 되는 질병이다. 독감주의보가 내려진 지금, 이 반갑지 않은 겨울손님 ‘독감’에 대해 우리가 오해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독감은 독한 감기다?

흔히 ‘독한 감기’의 줄임말 정도로 생각하기 쉬운 독감. 그러나 감기가 호흡기 점막의 염증성ㆍ알레르기성 질환을 통칭해 부르는 것이 감기라면, 독감은 ‘인플루엔자’라는 특정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급성 발열성 질환이다. 초기엔 발열과 근육통, 기침, 콧물, 두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나, 병의 진행속도가 매우 빨라 중이염, 폐렴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며 심하면 사망에도 이르게 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인류 최대의 재앙으로 불리는 스페인독감의 경우 1918년 처음 발생해 2년 동안 전 세계 2500~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최근 아시아를 중심으로 빠르게 번지는 조류독감 바이러스도 이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독감 유행기간에 예방접종은 소용없다?

독감 예방접종은 보통 접종약이 나오는 9월부터 되도록 ‘빨리’ 맞는 것이 권장된다. 접종 후 2주부터 1년까지 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처음 접종하는 유?소아는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해야 하므로 서두르는 것이 좋다. 노인의 경우 접종효과 지속력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10월경부터 접종이 권장된다. 이 때문에 어제처럼 인플루엔자 감염주의보가 발령된 경우 ‘너무 늦은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예방접종에 있어 ‘너무 늦은’ 시기란 없다. 물론 미리 접종해 면역력이 생긴 경우보다는 예방효과가 떨어지지만,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독감에 걸리더라도 합병증을 줄이고 가볍게 넘어가도록 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독감이 유행하는 4월에도 예방접종을 하는 추세다.

▶독감 예방접종을 하면 가볍게 독감을 앓는다?

독감 예방접종을 하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소량 몸속에 들어와서 독감을 앓고 지나간다는 속설이 널리 퍼져있다. 그러나 독감 백신은 독감 바이러스가 들어 있지 않은 ‘사(死) 백신’이기 때문에 몸에는 변화가 없다. 또한 ‘생(生) 백신’과 달리 사백신은 다른 예방접종이나 약물복용 유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영유아의 경우 DPT나 홍역, 볼거리, 풍진 등과 함께 독감 예방접종을 해도 무방하다. 스테로이드, 호르몬 등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 특히 임산부나 모유수유 여성은 반드시 독감백신을 맞아야 한다. 임신기간 동안 독감에 걸리면 합병증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아기에게 독감을 옮길 경우 더욱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면역력을 전달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독감 균주가 달라지면 예방주사는 효과가 없다?

독감은 항원변이(antigen drift)를 일으키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매해 ‘올해의 유행독감’을 선정하고 이에 맞는 접종백신을 선정한다. 유행독감 바이러스 종류와 백신 균주가 일치해야 예방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77년 이후 현재까지 유행독감 종류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따라서 올해 유행독감이 바뀌어 예방접종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은 없는 것. 항원변이가 일어난다 하더라도 현재 백신으로 어느 정도 예방효과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조류독감의 경우 현재 독감 예방접종으로는 예방효과가 전혀 없지만, 독감과 조류독감의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를 구분하기 위해서라도 양계업 등 조류독감 고위험군은 반드시 접종을 해야 한다.

▶독감에 걸려도 조심만 하면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

독감은 높은 전염성을 가진 질환이다. 보통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전부터 전염성이 생겨 증상이 나타난 후 5일간 활발하게 주변에 바이러스를 옮긴다. 따라서 독감에 걸렸다면 외출을 삼가고 집안에서도 수건과 식기를 따로 쓰는 등 조심해야 한다. 특히 유행기간 동안 매년 학생들의 10~40%가 독감에 걸릴 정도로 공동생활 하는 집단에서는 전염성이 높다. 따라서 독감에 걸린 아이들은 1주일 정도 학교를 쉬는 것이 전염을 막고 회복을 돕는 방법이다. 또한 예방접종을 했더라도 항체가 형성되지 않아 독감에 걸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으므로 외출 후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도움말: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이환종 교수)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m.com)

-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인기기사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