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몸살
아내가 집안일에 회사일, 그리고
애들까지 돌보느라 몸살이 났나봅니다.
그런데 저는 누가 아프다고 하는 말을
참 듣기 싫어합니다.
오히려 제 쪽에서 먼저 짜증이 나서
아픈 사람을 피하기까지 합니다.
그런 제게 아버지가 들려주신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 할아버지, 할머니는 아버지가 채
스무살이 되기 전에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할머니가 병으로 돌아가신 후 할아버지는
그 슬픔을 이기지 못해 곧 따라가셨습니다.
할머니가 투병 중에 몸이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져서 그야말로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할아버지께서 할머니가 누워계신
방 천장 중앙에 고리를 매달고 끈을 걸쳐놓았습니다.
고리를 통과한 끈의 한 쪽 끝은
이불의 양 귀퉁이와 연결되었고
다른 쪽 끝을 사람이 잡아당기게 되면
이불이 살짝 들리게 되어있었습니다.
전날 할머니는 이불이 무거워
숨쉬기가 힘들다고 하셨답니다.
병으로 지친 몸에는 한 장의 이불도
엄청난 무게로 느껴졌나 봅니다.
밤새 그런 할머니를 돌보시던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위해 생각해 낸 아이디어였지요.
물론 그 끈의 한쪽 끝은 할아버지 혹은
아버지의 책임이 되어 하루 종일 누워계신
할머니를 위해 붙잡고 있어야 했지만,
할머니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아내의 몸살이나 아픔에
애써 무관심한 듯 했던 것은
그 고통을 나눌 수도, 대신 할 수도 없는
무력감을 피하기 위한 변명인 듯도 합니다.
진정 그 아픔을 나누고자 한다면,
또 그럴 수 있을 만큼 사랑한다면
못 나눌 것도 없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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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이르는 길은 때로
너무 막막해 보이지만
나누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진심은 통하기 마련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아픔과 슬픔에
진심으로 손을 내밀어 보세요.
- 사랑한다면 진심을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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