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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투어후기 모음

스포스터 인수 후기

by robust_Lee 2008.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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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서울가서 스포스터 인수하고 토요일 내려왔습니다.
지금부터 그 후기를 작성합니다.
읽어보시고 재미있으면 댓글 한 줄 부탁합니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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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스포스터 판매자와 금요일 밤에 만나기로 하고 느긋하게 퇴근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옆자리의 여직원이 내가 서울 간다는 말을 듣고 질문을 한다.


"서울가는 티켓은 예매 했죠?"
"아니"
"에게? 금요일 토요일 오전은 미리 예매 안하면 자리 없는데요? 그리고 교통 체증때문에 첫 퇴근버스를 이용해도 7시 30분에 터미날에 도착 안될건데요"라고 말한다.
"뭐시??????"

 

이 순간부터 똥줄 타기 시작한다.

터미날에 전화하니 예매는 직접 와서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곳 저곳 알아보다가 마침 옥포 나가는 차가 있어서 주변에 신고도 안하고 동승해 버렸다. (무단이탈)

이때 시간이 5시 15분

회사 남문(참고로 회사 문이 5개가 있다. 남문은 그 중 하나)에 세워둔 드랙을 타고 부리나케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손이 안보일정도의 속도로 옷을 갈아입고 준비하기 시작했다.
우찌그리 맴이 급하던지 ㅡㅡ;

바쁜 순간에 손전화가 울린다. 확인 해 보니 구루다이 송재민이다.
간단하게 서울로 출발할려고 한다고 이야기하고 끊을려는 순간, 재민이 근무처가 터미널 근처라는 것이 퍼뜩 생각났다.
그래서 얼른 표 예매를 부탁했다.

전화를 끊고, 방한바지와 헬멧, 기타 장비등을 가방에 챙기고 있는데 다시 전화가 왔다.
6시 50분 차를 예매했단다.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이젠 시간 내에 터미날에 도착하는 것만 남았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이 있는 곳이라 퇴근시간 교통 상황은 뻔하다. 최대한 서둘러야 한다.

그래서 터미널 근처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나중에 버스 타고 와서 다시 찾아갈 생각으로 차를 몰로 나왔다.

 

고현에 다가오자 예상대로 체증이 이루어져 있다.
아직은 시간 여유가 있어서 느긋하게 서서히 차를 몰았다.
이윽고 고현에 도착하여 재민이로부터 표를 받고 도움에 대한 인사말도 잊지 안았다.

요기할 곳이 마땅치 않아 오뎅3개로 허기를 떼우고 버스에 올랐다.

 

서울 도착 11시 30분

이제부터 또 바쁘다.
서울 지하철 막차 시간이 빠듯하게 물려 있었던 것이다.
서울은 웬만한 거리는 택시비 몇만원은 우습게 나온다.
더구나 내가 가야할 곳은 남부터미날에서 목동 오목교 역이다. 멀다.

지하철 요금만 1250원 달라고 한다.
2번 갈아타야 한다.

남부터미날에서 타고 교대에서 갈아타고, 영등포 구청에서 갈아타야한다.
영등포 구청 막차가 12시 34분이다.

근데 교대에서 갈아탄 전철이 신도림에서 내리라고 한다. 여기가 종착역이란다 우쒸 ㅡㅡ;
두리번 거리며 다시 옮겨 탔다.

시간이 빠듯하다.

영등포 구청에 도착하니 12시 28분
사람들이 전철에서 내리더니 마구 뛰어가기 시작한다.
나도 뛴다.
방한자켓에 쫄바지, 청바지를 챙겨입고, 큼직한 가방까지 든 나는 같이 뛰느라고 힘들어 죽을 맛이다.
5호선 타는 곳에 도착하니 12시 33분
숨 고르기하는데 지하철이 도착한다. 다음 열차 정보를 보니 "없음"이라고 적혔다.
이것참... 지하철 탈려고 뛰어보는 것도 첨이네 ㅡㅡ;

 

오목교 역에 도착했다.
2번 출구로 나와서 스포츠 서울 건물 뒷편이라고 했다.
그래서 2번 출구로 나갈려고 노력(?)했다. 근데 뭐가 좀 이상하다. 계속 걸어가는데 어디가 출구라는 표시가 없다. 이게 우찌된거지??? 가면 갈수록 이상하게 현대백화점이 나오고 출구를 찾을 수가 없다.
누가 가는 사람이 있으면 따라가기라도 할텐데 혼자서 헤메고 있다.

결국 청소하는 아지매한테 물어봤다. 그랬더니 저쪽 엘레베이터로 가서 올라가란다.
그래서 겨우 빠져 나왔다. 난 이래서 서울에 살기 싫어 ㅡㅡ;

출구로 나와서 스포츠서울 건물을 찾으니 안 보인다.
간판 불을 다 꺼 놓았으니 보일리가 없다.


또다시 얼마간 헤매다가 판매자와 전화 통화를 통해 겨우 만났다.
이때까지 바이크를 사고 팔면서 이렇게 거래 시작부터 힘든 경우는 첨이다 ㅡ,.ㅡ;

 

드디어 스포스터가 있는 지하주차장으로 갔다.
흰색 차체에 윈드쉴드, 투어링 시트, 짐받이가 부착된 길죽한 등받이. 각종 크롬 파트들로 반짝거리고 있다. 한층 커진 연료탱크 덕에 차체도 적어보이지 않는다.

 

키를 받았다. 이놈의 키는 자전거 열쇠처럼 생겼다. 천만원이 넘는 바이크의 키가 스쿠터 키 같기도 하고, 자전거 잠그는 열쇄같기도 한 허접하게 생겼다. 뭐 이래? ㅡㅡ

 

초크를 당긴다.
시동을 건다.
키리리리리~~ 부타당~ 탕..

예열을 해 본다. 스크리밍 이글의 소리는 드랙의 반스앤하인즈 배기음 보다 훨씬 크다.
순간 우리 동네 아파트에서 시동걸고 나갈 것이 걱정된다. ㅡㅡ;

반스앤하인즈는 아이들링 상태에서는 그리 무지막지한 소리가 아니라서 아파트에서 시동걸기가 덜 미안하다.
근데 스크리밍은 무지막지하다. 더구나 예열을 오래해야하는 할리 카브 아닌가... 걱정된다.

카브레타 젯팅을 해서인지 완전한 말발굽 소리가 나지는 않는거 같다.
소리는 알피엠을 조절해서 맞춰야 할 거 같다.

 

04년식이지만 판매자가 룸사롱을 운영하는지라 거의 주행을 못했다고 한다.
맨날 술마시고 들어오면 지하주차장에서 뱅글뱅글 돌아다녔다고 한다. ^^
그래서 총 주행거리가 9000도 안된다.

 

이래저래 점검하고, 서류 받고, 돈 주고 근처 찜질방에서 잠을 잤다. 이때 시간이 2시.

이리저리 뒤척이다 잠이 들었고, 알람소리에 잠이 깨었다.
드디어 타고 나가는 시간이다.

다시 지하 주차장으로 가서 이제 내것이 된 스포스터를 찾았다.
어라? 지하 1층에서 찾으니 없다. 오잉. 여기가 아닌가? 몇바퀴 돌다보니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지하1층이 아니었나? 지하 2층에도 없다. 몇층이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
끝까지 가 봤다.

 

결국 지하 4층에서 찾았다. 여기 있었군.

스포스터를 넓은 곳으로 빼고, 네비게이션 장착을 위해 램마운트 거치대를 연결했다.
이젠 가다가 마트에 들러서 시가잭만 연결하면 된다.

지금 시간이 8시. 수원쯤 가면 마트 개장시간이 될 거 같다.

일단 출발.
시동을 걸었더니, 숨막힌다는 듯이 차체가 덜컹거린다.

리지드에서 바뀐 러버마운트의 엔진은 과거 파구의 로드스터 엔진 흔들림을 다시 보는듯했다.
할리 엔진의 역동성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예열을 하면서 복장을 갖춘다.


쫄바지에 청바지, 그 위에 방한 바지를 다시 입었다.
다시 로봇트가 된 기분이다.

 

시트에 앉아서 자세를 잡아본다. 다리가 그리 길지도 않는데 스텝위에 올려서 발이 쭉 뻗어지지 않는다. 다리를 쭉 뻗으려면 궁둥이를 뒤로 쑥 밀어야 한다. 그나마 시트고가 조금 높아서 편한 위치를 제공해준다.

 

엔진 진동과 처음 달아본 윈드쉴드가 어우러저 웬지 불편하다.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듯 하다.
스텐드를 세우고 스로틀을 살짝 감으면서 클러치를 푼다. 오옷~~ 드랙과 다른 반응감이 밀려온다.
아주 조금 스로틀을 돌렸을 뿐인데 쑤~~욱~~ 나간다. 왜 이름이 스포스터인지 실감이 팍 와 닿는 순간이다.

 

네비와 함께 도로속으로 스며든다.
이때 또 다른 문제점이 나타난다. 드랙을 처음 인수해서 생긴 문제와 동일하다.
내 몸의 면적(?) 때문에 백미러가 가린다. 팔을 자연스럽게 핸들을 잡으면 뒷쪽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젠장할~
백미러의 막대길이를 늘여야할 거 같다.

바이크에 아직 적응도 안된 상태인데, 이 상황에서 운전을 하려니 불편이 말이 아니다.

토요일 오전 복잡한 도로속에서 흐름에 맞도록 조심해서 달린다. 아직 브레이크와 가속력에 대한 준비가 없는 상황이니 더욱 조심스럽다.


네비 보랴 엔진 진동에 흔들리랴, 시야는 윈드쉴드에 가려 있으랴, 거울도 안보이는 상황에서 ... 한참 동안 정신 없다.
거기에다 짧은 스포크 때문인지 쇼바도 상당히 딱딱하다.
도로의 진동이 거의 여과 없이 느껴지는 듯하다.


판매자가 텐덤을 위해 구입했다는 투어링시트의 덕을 톡톡히 본다. 쿠션이 좋아서 노면의 충격을 상당히 흡수해 준다.
나중에 집에 도착해서 순정 시트를 장착해서 앉아보니 진짜 딱딱하다. 그래서 다시 투어링 시트를 장착했다.

 

수원까지 답답한 흐름이 계속�다.

시가잭 작업을 위해 1번 국도를 이용한것이 후회되기 시작한다.
수원쯤 오니 네비에서 밧데리 경고메세지가 뜬다. 이젠 시가잭을 달아야한다.
네비에서 근처 이마트를 검색하니 약 2키로 떨어진 지점에서 검색된다.
바이크를 돌려 그 방향으로 향했다.

 

여기서 참으로 슬픈 사건이 발생한다.

마트를 향해 진행하다가 좌회전을 하게되었는데, 좌회전을 하니 갈림길이 나온다.
네비에서는 갈림길 표시가 없다. 망설이다가 드랙 브레이크 잡듯이 앞브레이크를 콱 잡았다.
분명 드랙에서는 문제없이 설 수 있었던 강도의 브레이킹이었다.

 

그러나....

난 땅바닥에 누웠다. ㅜㅜ;

앞바퀴가 잠기면서 기냥 자빠졌다.
속도도 드랙이면 제자리에 기냥 서버릴 정도의 속도였다.
아마도 바닥에 모레가 있었고, 타이어가 드랙보다 얇았고, 쇼바가 더 딱딱했던 것이 상호 작용했으리라.

엔진가드나 새들백이 없는 상태라서 발이 깔렸다. 바이크의 무게로 발이 꼼짝도 안한다.

다행히 보호대가 장착된 바지와 자켓을 입은 상태라 아무런 상처는 없다.

거의 정지상태의 서행으로 진행하던 상태라 바이크의 상처는 크지 않았다. 그래도 거의 새건데...
눈앞이 캄캄하다. 바둥거려 봤지만 발은 꼼짝도 안한다.
평소 단련한 힘을 쓰고 싶어도 발이 깔린 상황에서는 힘을 쓸 수가 없었다.

지나가던 대학생이 와서 도와준다. 겨우 발을 빼내고 인도위로 이동했다.

브레이크 페달이 달린 부분이 눌려서 위쪽으로 틀어졌다.
위로 틀어지면서 페달과 연결된 스트럿바에 있는 주물이 파손�다. (돈이 날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빗내서 샀는데 이를 우짤꼬 ㅜㅜ;
휘어진 부분은 바로 폈다. 주물이 휘어지면서 케이스에 약간 찍힌 흔적이 있다. 속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그외 윈드쉴드와 그립, 머플러에 스크래치도 생겼다.

이것이 액땜인가?... 차라리 액땜으로 다시는 이런일이 안 생기면 좋겠다.

 

이번 사고로 엔진가드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했다.
대충 빚 정산이 이루어지는 시점에 엔진가드를 우선적으로 달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젠 거제도까지 앞브레이크만 사용해서 가야한다.
앞이 캄캄하다.

 

이마트에 도착한다.

시가잭을 구입하고 설치하려니 잘 안된다.
끙끙거리다 마트 안의 카센터에 도움을 청했다. 만원 깨졌다. ㅡㅡ;

다시 밖으로 나와서 갈 길을 재촉한다.

 

조치원쯤 왔을때다. 신호대기중에 만두 파는 집이 보인다. 혼자 투어를 하다보니 아침을 챙겨먹질 못한 것이 생각났다.
만두집에 들어가 만두 2인분을 시켜 먹었다. 맛있게 먹고 나와서 담배 한대 피고(이것도 필 수 있는 날이 얼마 안남았다 ㅜㅜ) 나니, 누가 뒤에서 인사를 한다.


처음보는 사람이다.
아마 지나가다 신기해서 말을 걸었으리라... 생각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할리 카페 소속의 회원이었고, 내 스포스터를 보고 기종을 결정했다고 한다.
짧은 대화를 마치고 다시 갈길을 간다.

 

천안 지나서 대전까지 지루한 진행이 계속된다. 차들이 징그럽게 많다.

 

대전을 지나치자 길이 한산해진다.
드디어 본격적인 라이딩이 가능해진다.
대전까지 도심을 통과하면서 스로틀을 1센티 이상 돌릴 일이 없었다.
거의 엄지 손가락만 조금씩 까닥거리면서도 여유있는 진행이 가능할 정도로 순발력과 주행 능력이 뛰어났다.
이 역시 드랙과 다른 모습이다. 드랙은 덩치 때문인지 웬만큼 감았다 풀었다해야 할 정도의 주행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거의 손목을 비틀 필요가 없었다.

이 모습은 거의 시속 120키로까지는 무난하게 통한다.
순발력이 좋은만큼 추월도 훨씬 쉽다. 웬만한 경사길도 부드럽게 추월할 수 있었다.

그러다 육십령을 올라갈때 비로소 코너링 테스트를 할 수 있었다.
3단 정도의 기어를 사용하여 스텝을 긁혔다. 내 실력으로는 만족스런 코너링을 할 수 있었다.

 

육십령 휴게소에서 커피와 담배를 한 대 하고, 다시 출발했다.
원래는 무주쪽의 코스를 좋아하는데, 혹시 있을지 모를 눈이나 얼음때문에 장수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몇번 다녀본 길이다 보니 눈에 익은 교차로들도 보인다.

 

쭉 뻗은 길이 나오자 마음먹고 스로틀을 당겼다.
그리 많이 당기지도 않았는데 150~170이 나온다. 200정도는 우습게 올라갈 거 같다.
전륜 브레이크만 사용 할 수 있었기에, 더 이상의 가속은 삼가했다.
이 정도의 속도에서 윈드쉴드의 좋은 점을 다시 느낀다.


드랙으로 이정도의 속도를 낼려면 몸으로 받는 바람의 저항이 상당했다.
쉴드 및으로 고개를 조금 숙이니 머리 위의 헬멧만 바르르르~ 떤다.

히야... 이 좋은걸 왜 안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윈드쉴드는 앞으로도 꼭 사용해야겠다.

 

스포스터의 맛을 느껴가면서 어느덧 거제에 도착했다.
중간에 이리저리 시간을 허비한 것에 비하면, 생각보다 빠른 도착이다.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 놓고, 이리 저리 뜯어본다. 어두워서 잘 안보인다.
투어링시트도 떼어내고, 정품 시트를 달아서 앉아봤다. 무지 딱딱하다.
다시 투어링 시트로 교체했다. 푹신허이 이 놈이 더 맘에든다.

이젠 출근할 때 시동 걸 것이 걱정된다.

 

그러나 조~~~타.

진짜 조타.

빗 갚는건 둘째문제고, 조타 ^^ [끝]

 

ps: 사진을 올리고 싶은데, 아직 찍질 못했다. 퇴근하면 캄캄하니 주말이나 되어야 찍을 수 있을거 같다. 이젠 빨리 드랙을 팔아서 마님에게 바쳐야한다. 값을 잘 받아야할텐데 걱정이다.
그나저나 톡톡 털었으니 등록은 무신돈으로 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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