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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투어후기 모음

[스크랩] 바이크맨의 고행기

by robust_Lee 2006.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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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이다.
쉬는날이다.
그러나 회사에서 해야할 일은 있었다.
또 그러나....
나의 드랙이 호홉을 멈춘지 일주일째다 ㅡㅡ;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오늘 아침 평소 출근시간과 같은 시간에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밥도 충실히 챙겨먹고
현관문을 나섰다.

 

바이크맨의 고생길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해가 뜨기도 전부터... ㅜㅜ;

얼굴에 와 닿는 기운이 제법 차갑다
별로 길지도 않은 목을 움츠리고 바이크로 갔다.

거적대기를 걷어내고 키를 꼽았다.
그리고 힘차게 스타트 버튼을 누른다.
끼리리리리리.....
이놈도 힘차게 걸려주면 얼마나 좋아?
예상대로의 반응이다.

밀기 시작한다.

 

엔진이 얼어 있어서 잘 안걸린다.

 

10분이 지났다. 출발 준비를 위해 착용한 헬멧과 마스크를 벗었다.

20분이 지났다. 장갑도 벗고, 자켓의 쟈크도 풀었다.

덥다...

타고 갈 구영의 첫배는 이미 떠났다.
농소의 8시 배도 떠날 시간이 다가온다.
여기서 출발하려면 이미 포기해야할 시간이다.
왕 짜증...

 

총회때 보여줬던 비광의 시동걸기 기술(?)이 부럽다. 난 그게 잘 안된다.
테크닉이 없어서리....

 

최후의 발악을 한다.

최대한 높은 곳까지 밀고 올라가서 타고 내려갈 기세다.
무쟈게 힘들다
평소에 단련한 팔뚝도 별시리 소용없다
숨막혀 죽을거 같다

할딱거리는데 슈퍼 아저씨가 나의 땡칠이 모습을 목격했다.
측은하게 쳐다보더니 뒤에서 밀어준다.

다음부터 이 슈퍼를 더 애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밀려온다

 

생각했던 목적지에 다다르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나는 호홉을 가다듬는다.
이번엔 걸리겠지.

초크를 열고 기어를 3단에 두고 발을 파닥거리며 출발한다
클러치를 풀었다.......................
................
뿌릉~~~
감동이 밀려온다.
시동이 걸렸다.

이젠 이렇게 걸린 시동을 유이워크까지 꺼트리지 않고 가야한다.

출발하자 말자 주유소로 간다.

시동을 끄지 않기 위해 추가로 가져온 스페어 키를 이용하여 탱크를 열고 기름을 가득 채운다

 

또 출발
구영과 농소의 배는 시간을 놓쳤고 칠천으로 간다.
거기서 진해로 가서 부산으로 갈 계획이다.
요금이 10800원이다. 구영보다 비싸다. 왜 그럴까

 

날씨가 추움에도 불구하고 난 바이크 곁을 떠날수 없다. 왜?
시동을 걸어놨으니까. ㅡㅡ;
꺼지면 또 밀어야 하니까.
밀며는 힘드니까.
힘들면서 쪽 팔리니까.

 

바이크 옆에 추운데 할 일이 없다.

뭐 할까? 하다가 주변을 살펴본다.

옆에 주차된 차에 사람이 타고 있다. 없었으면 좋겠는데하는 생각이 든다.
챙피하니까. 신경쓰이니까
에게? 외국인이다
쩝...

카메라로 사진이나 찍으려니 밧데리가 없다.

그래서 사이렌 스피커나 달자고 결정을 했다.
몇일전부터 브라켓 작업을 해 두었으니 설치만 하면된다.
설치는 마후라가 나오는 쪽 프레임에 설치하기로 결정한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설치했다.
무쟈게 춥다.
그리고 무쟈게 뜨겁다.

걸어놓은 시동으로 인해 마후라가 후끈 달아 있는데
실수로 손가락을 몇번 데었다.

진짜 뜨겁다.

나중에 집에가서 씼는데 따가와서 죽는줄 알았다.

 

얼마후 진해 석천항에 도착한다는 안내가 나온다
슬금슬금 하선을 준비한다.

보롱 보롱하면서 내릴 준비를 하는데.....

푸식~~~

(뜨으악~~~) -> 절로 비명이 나온다

시동 끄지 않을려고 그 추운곳에서 벌벌 떨면서 바이크 곁을 지켰는데..
아침에 그렇게 힘들게 시동을 걸었는데..
시동이 꺼트렸당 ㅜㅜ;
진짜 눈물난다

 

결국 밀어서 하선했다.

쪽 팔린다.

 

한쪽 구석 조용한 곳에 가서 밀었다.

열이 받아 있어서인지 아침처럼 고생은 하지 않았다.
그래도 땀난다.

 

부산으로 가기 위해 진해시내로 들어갔다.
길을 모르겠다.
난 분명히 길치다.
지도 없으면 고생한다.

그래서 난 네비게이션이 필요하다.

그래서 준비해 간 네비를 꺼냈다.

부산진역까지 단거리 검색을 했다
그랬더니 다시 석전항으로 가라고 한다. 갈까말까하다 속는셈치고 갔다.
석전항에서 새로난듯한 해안도로로 가라고 한다.
몇번의 꺽임 후에 큰 도로가 나왔다.
잠시후 용원이 나왔고 다시 네비를 집어넣었다.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챙겨오길 잘했지 ...

 

용원-하단-괴정-운동장-영주동-부산역-부산진역 유이워크에 도착했다.

멀대 사장님은 아직 안 오셨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어디 들렀다 온다고 한다.

잠시후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때부터 해체작업을 시작한다.
완존히 나의 드랙을 홀라당 벗겨버렸다.

최종 결론은 레귤레이터 고장이다.
이놈때문에 밧데리까지 교환해야 한다.

쩝...

돈 깨지는 소리난다.

이왕 시작한거
하다하다 못한 배선 작업도 했다. (안개등, 깜박이 등등)

오래되어 불안한 앞타이어도 교환했다.

쩐이 부족하여 국산 신꼬를 달았다.

나중에 뒷 발통은 잘 안 미끌어지는 외산을 달 생각이다.

견적 제법 나왔다.

이거 갚을길이 막막하다. ㅡ,.ㅡ;

이리하여 마후라 교환은 더욱더 멀어졌다.
아무래도 뚫어서 사용해야 할 거 같당 흑흑..

오전 10시경에 시작한 작업은 오후 4시가 되어서야 끝이났다.

 

다시 거제로 출발한다.

그런데 날씨가 심상치않다.
신호대기하다가 자빠질뻔 했다.
무신놈의 바람이 이렇게 세다냐????

 

진해까지 가는 길이 불안했다.
강한 바람에 의해 차선을 넘을거 같았다.
조심조심해서 안골까지 왔다.

구영가는 배는 끝났고 농소가는 배는 막배가 남았다.
무사히 승선했다.

 

젠장. 불운은 이걸로 끝이 아니다
배안에서 높은 파도와 바람때문에 바이크에 바닷물이 튀었다
쇠와 물은 쥐약인디... 기냥 물도 아닌 바닷물이...
할 말이 없다.

 

 

이것으로 2005년 12월 17일 바이크맨 고행기를 마칩니다.

 

출처 : K.A.T.R [카트르] On Road
글쓴이 : 바이크맨(이재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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