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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싶은 말들/생활

장롱 속 헌옷 줄게, 새옷으로 만들어 다오

by robust_Lee 2007.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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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롱 속 헌옷 줄게, 새옷으로 만들어 다오

떴다! 주부리포터 24탄, 우리 동네 수선집을 찾아라!

아직 꽃샘 추위가 남았다지만 여인의 마음은 춘심(春心)으로 넘실댄다. 가뿐하고 화사한 봄 옷 한 벌 장만하러 나선 쇼핑길. 천정부지의 옷값이 아찔하다. 올 봄, 장롱 속 헌 옷을 활용해 보면 어떨까? 주부리포터가 찾았다! 안목과 잰 손놀림으로 새 옷 부럽지 않은 유행스타일로 업그레이드해 주는 우리 동네 수선집!


일산 대표, 홈에버 의류디자인
“스타일 기록해 뒀다가 알아서 수선해 드리죠”


‘홈에버 의류디자인’은 명품이나 밍크, 캐시미어, 오리털 파카 등 일반 수선집에서 다루기 힘든 옷 수선에 남다른 노하우를 자랑한다. 20년 전 서울 소공동에서 양복점을 운영한 주인 신용곤(53)씨가 이곳에서 헌 옷 리폼을 시작한 지 8년째.

“명품이나 원단 좋은 것은 10~20년 됐어도 수선만 잘하면 거의 새 옷이 되죠. 우리 집엔 멀리 이사 가서도 택배로 수선 맡기는 단골이 많답니다. 그 손님 스타일을 기록해 두기 때문에 대충 말만 해도 알 수 있죠.”

▲ 더블버튼 재킷이 허리선 강조한 벨티드 싱글 재킷으로(일산), 모델=문수영, 촬영협조=롯데백화점 일산점 '안지크'


바짓단 줄이는 것부터 어깨 좁히고, 롱 코트를 하프코트로, 허리선을 넣거나 바지 폭 줄여 날씬하게 만드는 것 등 신씨는 어떤 디자인과 소재도 고객 취향에 맞게 고쳐준다. 고객 마음에 들 때까지 AS하는 것이 원칙. 재킷을 부분 수선하면 1만~2만원이지만 전체 디자인을 변경하면 4만원으로 껑충 뛴다. 청바지 ‘워싱 단’ 처리는 5000원, 정장 한 벌은 6만~7만원, 트렌치코트 2만8000원, 밍크는 40만~80만원 선.

8년 전 산 재킷을 수선 맡겼다 찾으러 온 주부 문수영(32·탄현동)씨는 “8년이나 지나 촌스럽지만 비싸게 산 브랜드 제품이라 버리기 아깝더라고요. 고이 모셔뒀다 맡겼는데 결혼 전 옷을 다시 입으니 봄처녀 된 기분이네요”라며 흡족해 했다.

문씨의 옷은 어깨선과 소매 폭이 넓은 더블 버튼 재킷(before 사진). 어깨선과 소매 폭을 좁히고, 싱글 버튼으로 타이트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벨트로 허리선을 살려 여성미를 강조했더니 새 옷이 따로 없다. 장항동 홈에버(HOMEVER) 뒤편 크리스탈빌딩 202호.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일요일 휴무). 문의 (031)908-1720
* 윤선애 리포터


양천ㆍ강서 대표, 세탁을 위한 사람들
“정장 맞춤, 구두ㆍ운동화도 리폼해요”

주부 김경신(38ㆍ목동)씨는 장롱에서 10년 전 원피스를 꺼내 들었다. 긴 소매, 터틀넥의 검정 원피스는 발목까지 내려와 보는 것만으로 답답했다. 그녀는 이 옷을 들고 ‘세탁을 위한 사람들’을 찾았다. 원피스는 2시간 만에 초봄의 귀엽고 깜찍한 스타일로(애프터 사진)로 거듭났다. 치마 길이를 무릎까지 자르고, 레이어드해 입기 좋게 민소매로 만들었다. 목선ㆍ어깨ㆍ허리는 프린트 원단으로 포인트 줘 보다 화사해졌고 허리에 다트를 넣어 훨씬 세련돼 보였다. 김씨는 “버리려던 옷인데 3만원에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옷을 얻게 됐다”며 기뻐했다.

▲ 터틀넥 검정 원피스가 프린트 원단으로 포인트 준 깜찍한 민소매 원피스로


지난해 9월 문 연 ‘세탁을 위한 사람들’은 세탁과 수선을 병행한다. 프랜차이즈이기 때문에 세탁은 본사에서 해오지만 수선은 이곳에 상주하는 이원군(41) 실장이 도맡아 한다. 수선 경력 25년, 맞춤 양장 경력만 15년이란다. 이씨는 모피ㆍ가죽ㆍ명품 의류의 수선 및 리폼에 능하다. 또 정장 맞춤, 구두ㆍ운동화의 리폼과 수선도 한다. 유행 지난 모피 코트를 짧고 가벼운 코트와 조끼를 만들고 남은 모피로 헤어밴드까지 만들어 주는가 하면 가죽이나 코듀로이 상의의 해진 팔꿈치 부분에 스웨이드를 덧대 새 옷으로 탈바꿈시키기도 한다.

수선ㆍ리폼 의뢰가 들어오면 동대문 나가 원단과 부자재 살피는 것은 기본. 최근 트렌드를 익히기 위해 짬짬이 잡지를 보고 근처 백화점도 둘러본다. 수선비는 상의 1만~3만원, 하의 3000~1만원, 구두ㆍ운동화 3000~1만원 정도. 수선기간 2일. 고객이 원하면 당일 단 몇 시간 내에도 가능하다. 목동 현대41타워 지하 1층.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10시(일요일 휴무). 문의 (02)2168-2778~9, www.mysetakso.com
* 윤현정기자

 

 

강남 대표, 옷병원 안토니오
“싫증난 옷 나만의 스타일로 폼 나게”


회사원 김은정(33)씨는 최근 입다가 싫증난 2년 된 원피스(before)를 고쳐 입기로 결정했다. 수선점에 의뢰한 결과 김은정씨는 2주 후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100% 만족한 나만의 옷을 찾을 수 있었다. 김씨의 원피스는 절개선을 뜯어 상하로 분리시킨 후 상의와 스커트를 몸에 맞게 줄이고 각각 레이스를 달아 여성스러움을 한층 살린 투피스(after)로 ‘환골탈태’ 했다. 요즘은 철 지난 헌 옷뿐 아니라 새 옷도 취향에 맞게 고쳐 입는 추세다. 1994년 문을 연 ‘옷병원 안토니오’는 옷 만든 지 50년이 넘은 주인 정철씨가 운영하는 수선전문점이다. 젊은 시절 명동에서 양장점을 운영하며 쌓아온 실력으로 일반의류는 물론 명품의류 및 가죽제품의 수선과 리폼이 가능하다. 치수 변경은 물론이고 유행 지난 옷을 나만의 스타일로 고칠 수 있다. 정장, 파티복, 연주복 등의 맞춤도 한다.

▲ 복고풍 원피스가 타이트한 허리선과 레이스단으로 포인트 준 투피스로

주인 정씨는 “옷 수선에 있어서는 옷을 다친 사람마냥 조심스레 다루는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수선의 기본은 완전히 뜯어 다시 만드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본래 디자인에 미련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더블재킷을 싱글로, 바지정장을 치마정장으로, 펑퍼짐한 코트나 재킷을 몸매에 맞게 정리하는 것이 정씨의 특기. 최근엔 남성복도 여성복의 영향을 받아 슬림해지면서 양복수선이 전체 수선의 반을 차지한단다. 수선비는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한 벌을 기준으로 상의 5만~6만원, 하의 2만~3만원 선. 고급소재 옷을 까다롭게 주문하는 경우가 많아 수선기간은 3주 정도로 여유 있게 잡아야 한다. 강남구 신사동 로데오거리 파리크라상건물 3층,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8시(일요일 휴무). 문의 (02)3442-7442 www.antonio.co.kr
* 김찬주 리포터


분당대표, 명품수선 맞춤전문점 ‘옷 이야기’
“디자이너 출신, 바느질 한 땀에 장인 정신이…”

올해로 문 연지 6년째인 ‘옷이야기’는 이름만큼이나 옷 수선과 리폼에 관한 한 할 이야기가 많은 곳이다. 주인 경력부터 예사롭지 않다. 디자이너 출신인 김을영(64)씨는 1970년대부터 패션 메카인 명동에서 의상실을 운영했다. 그 후 경력을 인정받아 피에르 가르뎅에 입사해 전무로 퇴직했다. 한때 ‘젊음의 행진’ 등 TV 쇼 프로그램의 의상담당을 하기도 했다고. 서현점이 본점이나 멀리서 찾아오는 단골이 늘면서 5년 전 수내점도 열었다. 현재 서현점에선 간단한 수선을 주로 하고 수내점에선 명품의류(니트도 리폼 가능)나 모피, 무스탕 등 손이 많이 가는 의류를 중심으로 수선과 리폼을 하고 있다. 두 곳 모두 양복전문 기술자 2명이 상주해 일을 돕는다.

▲ 친정아버지가 입던 트렌치코트가 여성용 코트로.

유행 지난 모피류는 리폼 가격(단·어깨·품 수선 15만원, 칼라 20만원)이 다소 비싸긴 하지만 김씨의 손길을 거치면 최신 유행스타일로 변신한다. 길이가 긴 모피코트는 재킷형과 조끼, 두 벌로 리폼해 입을 수도 있다. 디자인뿐 아니라 바느질도 꼼꼼하다. 손님이 샘플을 제시하면 똑같은 스타일로도 리폼해 준다. 부산·울산 등 지방이나 일본·미국 등 해외로 나간 단골이나 의상학과 학생들이 현장학습을 위해 찾아오기도 한다고. 재킷의 경우 길이수선 2만5000~5만원, 어깨수선 2만5000~6만5000원, 품 수선 1만5000~3만원선(단 옷 상태에 따라 가격 달라진다. 남성용은 5000~1만원 추가). 수내 3동 수내고등학교 앞. 영업시간 오전 10시30분~오후 8시(토요일은 6시까지, 일요일 휴무). 문의 (031)717-6785(수내점)ㆍ783-5953(서현점)
* 안영주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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