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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 - 과거] 할리데이비슨 스포스터 1200 커스텀 스로틀 조절기 자작 수기 (일명: 좌충우돌 사고 수습기 ㅡ,.ㅡ;)

by robust_Lee 2022.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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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 - 과거] 할리데이비슨 스포스터 1200 커스텀 스로틀 조절기 자작 수기 (일명: 좌충우돌 사고 수습기 ㅡ,.ㅡ;)

[할리데이비슨 스포스터 1200 커스텀을 보유하고 있을 때 작성한 글입니다. 알피엠을 조절해서 말발굽 소리를 만들수 있는 장치를 직접 제작하여 설치하려고 했었습니다. 마음대로 잘 안되서 고생을 했던 기억입니다. ]

 

바이크맨의 좌충우돌 사고 수습기 ㅡ,.ㅡ;

 

 

오래되서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악몽의 시작은 아마도 화요일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이전 바이크의 매매 문제로 외출해서 고현(근무하고 있는 회사와 약 20분 거리)에 갔다.

 

볼 일을 보면서 오늘은 아이들 스크류를 뽑아서 용접해서 손잡이를 달아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스크류를 뽑아서 기다란 십자 드라이버를 붙이면, 조절기값 3만원이 굳는다고 생각했다.


혹시나 해서 살펴본 제품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니 내가 생각한 것과 비슷해 보였다.

 

이것은 실제로 그러했다.
파는 제품은 아이들 나사와 손잡이가 자유롭게 구부려지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비싸다.

 

회사 경비실 앞 주차장에 도착한 나는 목적한 바를 달성하기 위해 시동을 끄고, 스크류를 돌렸다.
앞 뒤 안재고 기냥 돌렸다.
무식하게...

 

드디어 다 풀렸다.

 

그런데..

드라이버에 자석 기능이 안된다.

즉, 드라이버에 스크류가 붙어 나오지 않는다.
눈을 가까이 붙이고 보니,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다.
그래서 카브 밑에 손바닥을 붙이고 톡! 건드렸다.
그러나..............
...................

 

당연히 손바닥 위로 떨어져야 할 스크류가 없다.
이리저리 아무리 뒤져도 없다.
땅바닥에 주저 앉아 찾아봐도 없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할리는 스크류를 잡아 먹는다.???
이건 아닐텐데

없다.

환장할 노릇이다.

바이크를 밀어서 앞으로도 가보고, 뒤로도 가보고, 양 옆으로 힘껏 흔들어도 보고...
아무 소용 없다.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워메........... 이거 우짜노??????????????????????

이거 인치 볼트면 우짜지? 인치볼트면 몇 인치쥐???????????????????

 

어떻게 해야 하나....

외출 시간이 다 되어서 사무실로 돌아왔다.
당연히 일이 손에 잡힐리가 없다.

 

퇴근 길에 안타까운 마음에 다시 가 봤다.

또 흔들고 밀고 당기고 별짓을 다 해 봤다.
당연히 없다.


미치겠다.

돌아가시겠다.

암담했다.

 

그래서 다음날에는 옆에 있는 카바를 벗겨보기로 했다.
그날 밤 작업복 잠바 주머니에 육각렌치와 별렌치를 챙겨넣었다.

 

===================

다음날(수요일) 아침.
씩씩하게 자전거를 타고 출근했다.


엔진 없는 할리다. 엔진 대신 튼실한 다리 엔진(?)이 동력을 전담한다.
평소 열심히 단련한 덕분이다 ^^

 

점심시간 10분 전
총알같이 남문(바이크 주차한 곳)까지 발바닥에 열나게 달려간다.

걸어서 한 7~8분 걸린다.
참고로 회사가 좀 넓다.

자전거로 달린다. 금방간다.

남문 가기전 고바위가 있지만, 저단기어로 낮추고 기냥 올라간다.
약간 노화는 되었지만, 엔진(?)은 아직 쓸만하다. ㅋㅋ

 

도착 후 렌치를 꺼내서 부지런히 커버를 벗긴다.
커버를 벗기는 나사를 풀다보니... 아뿔사...

커버에 머플러가 연결되어 있다.

육각 볼트다. ㅡㅡ;

 

진짜 되는 일 없다.

 

그래도 이리저리 낑낑거리며 벨트 근처에 떨어졌는지 눈 빠지게 살펴봤다.
또 그러나...................

 

문제의 볼트는 역시 없다.

 

하늘로 솟았나? 땅으로 꺼졌나? 이해할 수가 없다.

일제차를 사용할 때는 이런 비슷한 문제에 봉착한 적이 없는데...
할리의 신고식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그래서 이날도 포기...

 

사무실에서 역시나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관련된 정보는 아무리 찾아도 없다.

고민고민하다가 아이러브바이크에 전화를 했다.


사장님이 집사람 이름과 같아서 기억해 둔 곳이다.

여기에 물어봤다.
그 스크류가 인치 볼트인지, 미리볼트인지.......
고맙게도 미리볼트이며 가게에 용수철도 준비해 줄 수 있다고 회신이 왔다.
참으로 친절하다.

하지만 볼트에 드라이버만 연결해도 조절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가에
조절기를 구매하기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러브바이크에 조절기의 볼트부분 길이와 폭, 설치법을 묻고 싶었지만, 물건을 사지 않을 것이라서 더이상 묻기는 난처했다.

 

그래서 내일 다시 볼트를 사이즈별로 준비해서 재시도 하기로 했다.

이 날 파구는 서울 출장길에 쏟아지는 나의 질문 공세에 정신이 다소 산만했을것이다 ㅡㅡ;

 

퇴근길에는 어두워지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카페 게시판에도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몇일 세워놓고 구경만 하니 좀이 쑤시고, 애간장이 타서 돌아가실 지경이었기에 할리 게시판과 클럽883에 질문을 올렸다.

 

============================
다음날 아침(목요일)
이번엔 볼트를 종류별로 준비했다.
6mm, 5mm, 4mm
길이도 다양하게 25mm ~ 65mm까지 준비했다.

 

종류별로 구멍에 넣어봤다.

역시 점심시간이다.

난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운동을 하는데 몇일째 못하고 있다.
이넘을 살리기 위해~~~ ㅡ,.ㅡ;

 

5mm짜리는 들어가지 않고 겉돈다.
4mm를 넣어봤다.
들어간다.

나사를 계속 감았다.
끝도 없이 들어간다. 이상하다.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무식한 것이 얼마나 큰 죄인가~하는 것을 절감했다.
난 처음엔 아이들 스크류가 카브레타 안쪽으로 깊히 삽입되는 형태인 줄 알았다.
이 얼마나 무식한가....

 

그래서 이것이 자꾸 자꾸 깊히 들어가면 카브 내부를 손상시킬것만 같았다.
스크류 돌리는 것을 중단했다.
이론적 바탕이 필요했다.

 

그래서 또 눈이 빠지게 살펴봤다.

큰 머리통을 이리저리 돌리느라고 연료통과 핸들, 에어크리너 카바에 부딪히기를 수차례...
깊숙한 곳에서 나사가 보였다.
나사를 감으니 아래쪽 부분이 움직였다.

 

그렇다.

 

나사는 카브의 내부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었다. 으허허헝~~~~
단순히 나사는 나사일 뿐이었다.

감으면 감을수록 스로틀 감는 것(?)을 돌려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사를 어느 정도 돌리고 시동을 걸어봤다.

 

킬킬킬~ 뚝!

어라?
이놈이 돌다가 마네?

배터리가 떨어진 모양이다. ㅡㅡ;

우찌 이리도 되는 일이 없다냐~~~~
환장해요. 환장.

 

어떻합니까? 방법이 없지 ㅡㅡ;

흰디 스포스터 주변을 똥 마려운 개마냥 끙끙거리다 포기하고 점심먹으러 갔다.

에효~~

 

사무실에서 남들 못보게 조그만하게 인터넷창을 열고 할리 게시판을 살폈다.
엇! 암디나가님의 글이 눈에 화~악 들어왔다.
완죤히 구세주였다.
그래서 얼른 통화를 하고 주소를 알려드렸다. 고맙게도 빠른 등기로 보내주신다고 하신다.
나도 다음에 이런일이 있으면 다른사람에게 베풀어야겠다고 다짐했다.

 

클럽883에도 들어가 봤다.
앗! 이번엔 홍두기님이 사용하시다가 떼어놓은 나사를 주시겠다는 글이 있다.
아~~~ 이 얼마나 훈훈한 장면인가...
그래서 이곳에도 감사의 글을 남기고 아까의 맘을 재다짐했다.

 

===================================
다음날 (금요일)
이번엔 점프케이블을 배낭에 넣고 집을 나섰다.
자가 정비를 선호하는 편이라, 웬만한건 구비를 해 놓고 있다.
이번엔 이놈의 자가정비 때문에 이고생이다.


오늘은 무신 일이 있어도 시동을 걸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버스를 타고 출근했다.

 

온통 신경이 스포스터에 쏠려 있는 덕에
아마도 아침 정신이 몽롱했나보다.

흐미 ... 핸드폰을 집에 두고 왔다.

진짜 되는 일이 없다.

 

별 수 있나.
11시쯤에 와이프를 호출했다.
차를 몰고 남문 앞으로 오라고 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자작한 조절기를 주시겠다는 암디나가 님의 조절기가 오기전에
내 맘대로 시도를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맘이 급해졌다.

 

11시 40분에 와이프를 남문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전에 난 나사에 드라이버를 용접해서 붙여야만 했다.
그래서 또 똥마려운 개처럼 PE장을 돌아다닌다.

 

현장관리가 아닌 생산계획 분야에서 근무하는 내가 아는 작업자는 없다.
한참 돌아다니다가 내가 직접 부탁해서 하는 것은 포기했다.
마주치는 몇사람에게 물어보았지만 답이 나오지 않는다.

 

재빨리 생산부서로 갔다.
거기에는 내 입사 동기가 있다.
나보다 3살이나 많다.
그래도 동기다 ㅋㅋ ^^

 

동기를 찾아가서 부탁했더니 흔쾌히 들어준다.
지는 고참이라고 대리 한명에게 심부름을 시킨다.

 

난 따라 나선다.

헬멧 착용을 안해서 블록으로 올라가지는 못하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 있으니 웃으면서 내려온다.
작품(?)을 받아보니 이쁘게 잘 붙었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열심히 남문으로 향한다.

앞에도 적었듯이 걸어서 7분정도 걸린다. 멀다.
바쁘니까 더 멀다.

 

경비아저씨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차를 문 앞에 세우겠다고 말했다.
당연히 그렇게 하라고 한다.
착한 아저씨~~ ^^

 

큰길 쪽으로 가니 집사람이 서 있다.
뒷좌석에 있던 아들 놈이 갑작스런 아빠의 출현에 난리가 났다.
얼굴에 뽀~를 해 주고
차를 돌려서 남문 앞으로 이동한다.

 

이젠 만들어온 자작 조절기를 설치할 차례다.
어제 끼워 놓은 나사를 풀었다.

 

조절기를 끼웠다.
조립 과정에서 용접 똥(?)이 튀어서인지 잘 안들어간다.
우찌우찌하다보니 들어갔다.

빡빡하게 들어간다.

 

끼울려고 준비해 간 용수철은 지 혼자 다른 틈새에 끼어 있다.


기냥 조절기만 설치했다.

 

워낙 빡빡하게 돌아가서 용수철 없어도 될 거 같았다.

 

어느 정도 돌려서 맞추고 시동을 위한 점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밧데리 케이스를 열었다.
이상했다.

 

(+)극에 선이 추가로 연장되어 연결되어 있다.


점프선을 연결하려니 잘 안된다.
그리고 스파크가 생긴다.
왜 그렇지?

 

가만히 보니 밧데리를 고정시키기 위한 브라켓이 점프선에 닿은 것이다.
그래서 다시 육각 볼트를 사용해서 브라켓을 풀고 밧데리를 꺼내었다.

 

이런....
�장!!!!!!!!!!!!!!!!
빌어먹을!!!!!!!!!!!!!!!!!

 

밧데리가 규격에 맞는 것이 아니었다.
단자 위치가 틀리니 선을 추가로 이어서 억지로 맞춰놓았던 것이다.


그것도 12V 19Ah가 아닌 12V 12Ah다.

어쩐지 시동 걸때 힘이 시원찮더라니.........................
전주인이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당장은 방법이 없으니 계속 진행을 했다.

밧데리를 삐져나온 창자처럼 옆으로 빼고나서 점프선을 연결했다.

근데 이번엔 줄이 짧다

 

차를 옮기려니 귀찮다.

바이크를 살살 뒤로 이동한다.

갑자기 멈춘다.

억지로 당길까하다가 가만히 살펴봤다.

이크.... 디스크 락이 걸려있다.
클 날뻔 했다. 휴~~~~~~~~~~~~~~~~

 

락을 풀고 뒤로 밀었다.

점프선이 닿는다.

 

자~~~ 이젠 시동 걸 차례다.

 

키리릭~~~ 부터터~~ 픽!
스로틀 조절한다.1

 

키리릭~~~ 부터터~~ 픽!픽!
스로틀 조절한다.2

 

점프해서 시동을 거니, 밧데리 걱정이 없다. 또 시도한다. ㅡ,.ㅡ;

키리릭~~~ 부터터~~ 픽!픽!픽!
스로틀 조절한다.3

 

키리릭~~~ 부터터텅 부텅텅.... 만쉐이 걸~렸~다~~.감격! 감격! 눈물이 다 날려고 한다.

 

조절기를 이리저리 조절하면서, 시동 걸기를 몇차례하니 드디어 제자리를 찾았다.
얼마만에 들어보는 심장 소리냐~~~

 

밧데리 충전을 위해 한참을 시동 걸어두었다.

 

완전히 걸린 후에는 집사람에게 임무완료를 고했다.
즉, 저녁에 보기로 하고 돌려 보냈다.^^

 

시동을 걸어놓고 있으니, 경비아저씨가 슬금슬금 온다.
평소의 레퍼토리처럼 몇 시시냐, 얼마냐 등등의 질문과 답이 오고간다.
그래도 기분 좋으니 성의것 답을 해 준다. ㅋㅋㅋㅋㅋ

 

아마 퇴근하고 집에 가면 암디나가님의 조절기가 도착해 있을것이다.
암디나가님의 조절기와 홍두기님의 나사는 두분이 나에게 베풀었던것처럼 다른사람에게 똑 같이 베풀기로 했다.

 

이참에 몇개 만들어서 배포해 버릴까?

 

오만가지 유쾌한 상상을 해 보면서 좌충우돌 바이크맨의 사고 수습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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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답답한 중생의 고초에 도움을 주신 암디나가님, 홍두기님, 김선희님, 나이트트레인님 외
댓글 달아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그리고 한가지만 더...
누구 스포스터 메뉴얼 빌려주실 분 없을까요??
복사 후 돌려드릴께요
공부해서 활용하고 싶습니다 ㅡㅡ;

 

이번 에피소드도 순전히 무식해서 더 고생한 케이스네요.

 

 

 

할리데이비슨 스포스터 1200 커스텀
할리데이비슨 스포스터 1200 커스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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