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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나의 취미 - 과거

[나의 취미 - 과거] 할리데이비슨 다이나 슈퍼글라이드 커스텀 인수기~~

by robust_Lee 2022.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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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 - 과거] 할리데이비슨 다이나 슈퍼글라이드 커스텀 인수기~~

[할리데이비슨 다이나 슈퍼글라이드 커스텀을 보유하고 있을 때 작성한 글입니다]


 

어떤 방법으로도 치유할 수 없는 업글 병이 도졌다.

작년에 날 점유했던 그 병을 가까스로 잠재우고 있었는데....

 

7월에 문득 밀양의 한 라이더로 부터 나의 스포스터 인수의사를 밝혀왔다.

 

매도 글은 작년 11월에 작성하고 삭제하지 않고 있던 터였다.

 

갑자기 온 전화에 다시 업글 병이 도졌다

방법이 없다.

팔아야 한다.

근데 그 아자씨가 빵구를 냈다.

 

이젠 그냥 '팔아야 한다'가 아니라 '빨리 팔아야 한다'로 바뀌었다.

판매 가격을 내린다.

최대한 버텨 본다.

그 순간에도 매물 게시판 매복 작전은 계속 된다.

 

매복이 계속되면 계속될 수록 업글 병은 더욱 더 깊어만 간다 ㅡㅡ;

 

결국 내가 받아야 할 최소 금액을 제시한다. 센터나 전문 인수자들이 제시하는 금액에서 조금만 더 붙였다.

그랬더니 몇시간 지나지 않아서 부산에서 연락이 한군데 온다.

그리고 다음날 사천에서 연락이 또 온다.

결국 사천에 계시는 분이 인수해 갔다. 정확하게 말하면 배달(?)을 해 줬다.

스쿠터만 타다 최근 면허를 취득하시고 스포스터를 인수한다고 하신다. 그러니 어쩔 수 없다.

배달~~ 탁송~~

그렇게 거제에서 사천까지 스포스터와의 마지막 투어의 시간을 가졌다.

막상 보내려는 순간은 어찌 그리 아쉬운지...

 

사용하던 헬멧과 장갑을 함께 드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인사하고 헤어졌다.

 

이젠 정들었던 스포스터를 보내고, 새로운 애마를 장만해야 할 시간이다.

 

이제까지 카브를 즐겨봤으니, 이번엔 인젝션을 구입할 생각이다.

스포스터의 스포티한 주행에 길들여져 있어서 소프테일이나 투어링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면 스포츠 성이 강한 다이나가 대상이 되었고 연식 좋은 인젝션을 검색해 봤다.

 

그러다 레이더에 걸린 것이 지금 인수해 온 다이나 슈퍼글라이드 커스텀이다

 

처음 이녀석을 본 느낌은 평범했다.

내가 원했던 옵션은 만세, 포워드, 슈퍼트랩이다. 근데 이놈은 하나도 맞춘것이 없다.

까짓거 타면서 내가 맞추면 되지 뭐~하는 생각으로 인수를 결정했다.

 

잔금 지급과 서류등 마땅히 거쳐야 할 과정을 마치고

시동을 걸고 출발을 했다.

 

인수 후 주행하면서 느낀 첫 감흥은 스포스터와 다른 토크감이다.

배기량 차이에서 오는 토크감은 분명 존재했고, 저알피엠에서 느껴지는 툭툭 밀어내는 듯한 가속감은 색다른 쾌감을 안겨줬다.

엔진의 진동도 스포스터의 에보가 주는 느낌과는 사뭇 다른 진동이다.

 

머플러의 소리는 아파트 주민에게 덜 미안할 만큼 적당한 소리인거 같다. 대신 투어때는 아쉬울 수도 있겠다.

실제 주행을 하면서 들어보니 저속때를 제외하곤 주행풍 때문에 머플러 소리는 거의 들을 수가 없었다.

 

토요일(6일) 인수하려 했는데 비와 태풍이 온다고 해서 미루고, 수요일(9일) 인수하러 갔다.

그랬더니 내려오는 길목인 충남과 전라도 지역이 호우 특보다 ㅡ,.ㅡ;

 

실제로 전라도 쪽에서는 나의 바이크 라이프 전체에서 맞은 비의 양보다 몇 배는 더 많은 비를 맞은 거 같다.

우의 목줄기를 타고 빗방울은 흘러들고 바람이 통하지 않은 우의 속은 땀이 범벅이 되었다.

부츠 안은 당연히 홍수가 나 있었다 ㅡㅡ;

 

아래 사진까지는 부슬비 정도만 내릴 때다

앞으로 얼마나 큰 비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고 셀카질이다

 

 

비가 오니 헬멧의 쉴드가 문제가 된다.

쉴드가 코 부분까지만 가려지는 타입이다 보니, 코 아랫부분을 집중 공략하는 빗방울에 속수 무책이다.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따가움에 말도 못하게 괴로웠다. 스포스터를 양도하면서 함께 준 홍진헬멧의 쉴드가 너무나 그리웠다.

 

거제로 거제로 길을 채촉하다 보니

내가 제일 피하고 싶은 길로 접어들고 말았다.

이 길을 피하고자 노력을 했건만, 길치인 나에게 믿을 수 있는 것은 네비 말고는 없다.

따라서 네비가 가라고 하면 가야한다.

저항하면 열라 헤멜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어디냐면.... 대전~!

대전을 가로 질러 가라고 한다.

돌아가시겠다.

비는 오지요.

우의 속은 덥지요.

차는 막히지요.

네비는 잘 안 보이지요.

스트레스 받아서 죽는 줄 알았다.

그래도 이때까지는 버틸 만 했다..................................

 

무주에서 티롤형님이 가르쳐주신 맛있는 갈비탕 집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한다. 

 

여기까지는 비가 오기는 했지만 폭우의 수준은 아니었다

일단 배가 고팠으니 순대부터 채우고 볼 일이다.

 

맛있게 한그릇 뚝딱 비우고

따끈한 커피와 담배 한개피로 식후의 포만감을 즐긴다.

물론 이시간에도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다시 출발한다.

무주까지는 몇번 와봐서 안심이 된다. 그러나...

여기서 길을 잘못들고 만다. 아니면 네비가 미쳤거나 ㅡ,.ㅡ;

 

한참을 달려도 눈에 익은 길은 안나타나고 비는 점점 더 심해진다.

말 그대로 폭우다

여기서 부터 제대로 비를 얻어 맞는다

앞이 안 보인다.

앞이 안 보이니 당연히 네비도 안 보인다.

돌아가시겠다.

폼으로 착용한 선글라스도 벗어 버린다.

 

달리다 보니 오토바이를 탄 우체부 아저씨가 보인다.

신호에서 다시 만났는데 어디까지 가냐고 묻는다. "거제도요"라고 하니 멍하니 쳐다본다.

이 비를 뚫고 어떻게 거제까지 가실려구요? 하는 눈치다

허긴 나도 겁난다. 뭔 놈의 비가 이리도 무식하게 오는지...

 

다시 각자 갈 길을 간다

도로는 물로 넘쳐나고 물에 쓸려온 작은 자갈은 바퀴를 미끄러지게 한다.

낮은 지역은 진흙과 물이 고여있다.

길도 모르겠고 이정표는 장수를 가르킨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장수쪽으로 둘러서 온 것이었다.

 

가다보니 익숙한 3번 국도 이정표가 보인다.

이젠 살았다는 안도감이 생긴다.

망할놈의 네비는 또 다른 데로 가라고 한다.

생깐다.

 

산청 가까이 가니 쏟아지던 폭우가 말끔히 걷혔다.

땅은 말라있고 햇빛과 무지게까지 보인다.

뭐 이래??

 

몸을 덥혀준 우의를 벗어 던진다.

 

그러다 또 비를 만난다

고성까지 대여섯 번의 비를 더 만난다.

징그럽다

 

투어때 늘 들리던 학섬 휴게소에 들린다.

주유하면서 여기에 비 안왔냐고 물었더니 오늘 비구경 못했다고 한다.

쩝~

 

이렇게 해서 그 많은 수(水)모를 겪으면서 치른 다이나 인수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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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피할려다 비를 된통 맞은 하루였습니다.

그 많은 비를 온 몸으로 맞았지만 새로운 애마를 스포스터의 자리에 세워 놓으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네요

 

처음 스포스터를 인수하고 즐겨왔던 것처럼

새로운 바이크라이프를 이 놈과 함께 즐기기 시작해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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